박*옥(노**) 아기보기 나 이제 임산부 아니죠? 그래 임산부 아니네. 이제 산모가 되었네. 애교섞인 한마디. 아이구 좋아라. 하고 싶은 것 다니고 싶은 것 다 제약 받았는데, 이제는 해방되었다. 영화도 봐야지! 참으로 예쁜 말을 하는 박*옥. 큼직큼직한 마스크에 훤칠한 키. 저의 집 내력은요... 순산하는 집안이에요. 언니도 엄마도 잘 낳았답니다. 인터넷을 왔다갔다 하면서 공부하고 일신산원 찾아서 왔습니다. 집도 가깝고 해서요. 아침에 전화해서 이슬 비쳤는데 조금 아주 쬐끔 아프다고 해서 예정일 아직 10월 4일이면 한 열흘 남아서 추석 지나고 낳을려나 했다. 오후 들러서 진찰받고 내진받고 얼마나 있으면 낳을까 결정하고 확인하자고 하여 오후에 왔다. 모든 검사 완료후 오늘 한밤중 아니면 새벽에 아기보기 하겠단다. 여행가방(아마도 신혼가방인 것 같다) 들고 남편 노**씨 이름 그대로 순한 얼굴에 웃음 가득히 여유로웁게 들어 오신다. 말없이 묵묵한 걸 보면 경상도 사나이 아니겄냐? 도무지 말없음표......!!! 그래도 저거 둘이는 말 잘하것재이. 수중분만이므로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우리 일신식구들에게 말한 것이 박*옥 마~ 수영선수 돼 버렸다. 그러면 태평양 물개네(?) 오후 8시 약속시간 땡에서 5분전에 도착 제법 아팠단다. 오전에는 꼼짝않고 누워있다가 오후에는 갈비먹고 조금 움직여서 2F open efface 80% st-4 정도. 아심음 147/min B.P 120/80 P. 84 R 18. 초산 28세는 일신에서는 앳띤 영계(?)다. 모두 서른을 넘어서 초산이 많아서이다. 준비된 입원실에 들어가서 남편이 듈라로 열심히 허리맛사지. 손 잡아주고 땀 닦아주고 커다란 토끼와여우 학교 공에 엎디어서 왔다갔다 밀었다 눌렸다 하고 있구나. 엄마도 보고싶고 우째 이리 다 보고싶냐! 빨리 아기보기해야 원장님도 주무실텐데요. 그래도 남 생각해 주는 것 보면 눈앞이 캄캄하지는 않는가벼. 수중분만 준비된 물속에 은은한 향기와 조명. 부드러운 음악이 울려퍼지는 이벤트. 남편과 함께 하여 와! 좋다... 수축과 견축 이완으로 호흡하고 쉬면서 밤 10시 13분에 고고한 울음소리를 뒤로 두고 꼭 아빠와 같은 모습으로 천천히 그리고 우아하게 서서히 묵묵히 고개를 들어 몸을 조금 움직이면서 나왔다. 나의 생명. 나의 아들. 나의 희망. 나의 알짜배기 아들이... 물속에서 건져보니 보석인가 조각인가. 아름답고 깨끗한 모습. 눈,코,입이 뚜렷하네. 새까만 눈동자 살짝 떠본다. 다시 감고. 곱슬머리결 얼마나 다듬었으면 빤짝빤짝 윤기가 흐를까? 태속에서 엮은 줄. 생명줄. 어머니 젖줄. 길게 달려 나왔네. 신기하기도 해라. 틀림없이 아빠 것이네. 아무리 보아도 나의 모습 그대로이네. 어쩌면 저리도 똑같애 똑같애... 얼마나 많게도 욕심부려 먹은걸까? 배도 볼록 나왔네. 입벌려 내밀더니 다시 벌려 응애 응애~~ 고사리 손도 고사리 발도 앙징스럽구나. 감격되어 눈물만!!! 사나이 대장부 울기는 왜울어. 금새 예뻐진 나의 사랑. 나의 아내. 그리고 나의 아들이 셋이서 정답게 물속에 앉아있네. 둥지속에 앉아있네. 다소곳이 앉아있네. 가슴에 안긴 내사랑 나의 분신은 팔딱팔딱 숨죽여 엄마를 보네. 내목숨 있는 한 너를 위해 아내위해 아낌없이 주리니, 근심걱정 하지 말고, 힘차게 세상을 향해 소리높혀 나가자!!! 이 순간 이 감격 어찌 말로 다할 건가? 하나님 감사합니다. 주시니 받겠습니다. 아름다운 순간이여 영원하리라...200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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